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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기록해두고 싶은 질문과 내 생각, 남동장애인종합복지관 부모교육 특강 201217 관리자 2020. 12. 28

2020 부모교육 마지막 특강은 남동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올해 마지막이어서인가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말이 빠르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강의였다. 

여러 질문이 있었는데, 10대 자녀를 둔 한 부모님의 질문에 대한 내 생각은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질문 : 

부모의 부재시를 대비해 히스토리 북을 작성 중인데, 어떤 내용을 기록을 해야하는지 막막하다.    

 

답 :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기록은 성장기 내내 모든 순간마다 필요하다. 특수교육, 장애인복지 현장의 그 어느 곳 어떤 상황이든 제일 우선하는 것은 당사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며, 삶이란 복합적이고 역동적이어서 그를 둘러싼 성장 환경, 심리적 문화적 배경 모두가 포함된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사실은 발달장애가 소통과 상호작용,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질적인 삶 즉,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성장기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달장애 자녀 부모의 삶은 매 순간 막막하고, 느리게 자라는 자녀와 지내는 삶은 생각보다 지루하고 또 지루한 일이며, 스스로 초라함을 견뎌내야하는 시간이다. 그런 지루함과 초라함을 견디며 느리게 지나가는 시간도, 나를 압도하며 무력하게 했던 시간도, 세월과 함께 지나간다. 내가 계획했던 삶을 내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니며, 앞으로의 내 삶조차도 어떻게 살게 될 지 나는 모른다. 하나 분명한 것은 내 삶이 다할 때까지 나는 지현이의 장애를 안고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자녀의 삶에서 자녀의 기록이 언제 어떻게 쓰이게 될 지를 가정하며 그 목적에 맞추어 작성하는 것은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발달장애를 만난 선, 후배 부모가 만나서 이런 자리를 갖고 또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은 자녀의 삶을 지원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누구나 한 평생을 산다. 우리는 발달장애라는 특별한 삶을 공유하고 있다. 사회가 장애를 다양성의 하나로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다양함의 일부이다. 그러니 부모가 할 일은 자녀와 함께 치열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 성장을 기록하면 될 일이며, 부모의 부재가 도래했을 때, 생애주기에 적합한 지원의 방향은 성장기록을 토대로 지원자가 정하면 될 일이다.   

 

부재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발생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부모의 부재'라는 무겁고 가슴 아픈 키워드를 던지면, 가족 당사자 누가 어떻게 외면할 수가 있나? 

그런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매 순간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부모에게 굳이 '부모의 부재'를 전면에 끄집어 내세워야 했을까?

기록이 필요한 많은 이유를 들어 그 중에서 하나 정도로 에둘러 표현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었을까?

부모의 부재가 아니어도 기록이 필요한 많은 경우에 대해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쪽으로 나는 차라리 결론을 맺고 싶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직 10대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당면한 그 많은 이유 중에서 하필 부모 부재를 목표로 기록을 이야기하는 이런 무거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https://www.ndjb.or.kr/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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